스페이스 엄의 <休家>展 중 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작품은 정은혜 작가의 <Coin> 시리즈입니다. 정 은혜 작가는 도자를 매체로 반려동물과 식용동물의 형상을 의인화해 동물의 생명과 권리를 존중하자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작가는 동물을 의인화함으로써 인간과 그들의 관계가 지배와 피지배의 수직관계가 아닌, 공생의 수평관계임을 말합니다. <Coin> 시리즈는 현대사회의 식용동물 문제를 비판하는 작품입니다. 오늘 날 소 돼지 닭 등 수 많은 식용동물이 생명체로서 존중 받지 못한 채 공장에서 집단사육 및 대량 도축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현대사회에서 부조리한 식용동물의 생명윤리 문제를 인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식품이나 상품으로 마주하며 살아갑니다. 작가는 동물들의 고통에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금과 은 돈(Money)라는 개념을 입혔습니다. 사람들이 귀하게 여기는 금과 은처럼 이 동물들도 귀하게 여기자는 의도입니다. 동시에 돈이 가진 이미지는 그 위에 부조한 동물들의 상품화 상업화를 더욱 부각시키며 이중적 비유를 보여줍니다. 즉 <Coin> 시리즈는 식용동물들의 부조리한 희생을 비판하고 추모하며 이들을 보살펴주기를 바라는 작가의 마음이 담긴 작품인 것입니다. 작가는 <Coin> 시리즈 외에도 <너는 늙어봤느냐> 시리즈를 통해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사회 비판적인 문제에 재치와 은유를 더해 사람들의 관심을 유발하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