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 - 송진욱

SOLD
작품명 : 무제

38 x 50.6 cm
종이에 아크릴, 흑연
2024

* 갤러리와 작가가 서명한 보증서를 제공합니다.
* 작품사진을 클릭하시면 이미지 전체를 보실 수 있습니다.

비주류의 아름다움 l  송진욱

덧니를 귀엽다고 생각하는 건 ‘아기는 귀엽다’ 라고 생각하는 것과 같이 당연한 이치입니다.”

2012년도 3월 1일 일본의 ‘여성 세븐’이란 주간지에 실린 말이다. 아는 사람도 있겠지만 덧니는 일본에서 귀여움의 상징이다. 아이돌 그룹 AKB48의 멤버 이타노 토모미는 당시에 덧니로 유명했는데, 그녀를 따라 청소년과 젊은 여성들 사이에 치아 성형이 유행한 바 있다. 일본에는 워낙 덧니가 많다 보니 보편적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겠지만 시술까지 하는 사실을 보면 아무튼 그 당시엔 결점으로 보지 않았던 것은 분명하다. 한편, 같은 해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 박명수가 정준하에게 ‘애를 낳아야지 뻐드렁니를 낳으면 어떡해?” 라는 멘트로 큰 웃음을 산 바 있으니, 이 역시 시대, 문화적 차이로 미의 기준이 달라지는 수많은 예 중에 하나이다.

개인적으로 덧니는 사람의 외모를 더욱 매력 있게 북돋아준다고 느낀다. 점, 여드름, 좌우 비대칭, 사시와 같은 모습도 이와 마찬가지다. 마치 초콜릿을 더 달콤하게 하기 위해 소금을 곁들이는 것과 같이 느껴진다. 이유는 스스로도 잘 알 수 없지만, 어렸을 때부터 사회적으로 가치가 없다고 여겨지는 모든 것들이 사랑스럽게 보였다. 그래서 내 왼손바닥에 있는 코랄빛 몽고 반점도 예쁘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세상은 규격화된 아름다움을 추구하고 갈망한다. 예를 들면 턱 선은 날렵하며 코는 오똑하고 피부는 깨끗해야 한다. 정형화된 공식 같다. 모두가 절대적인 아름다움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정해진 기준에 맞지 않은 것은 ‘못 생겼다.’ 더 나아가 결점, 콤플렉스로 여기곤 한다. 이를테면 과거엔 풍만한 여성이 미의 기준이었던 역사적 사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대사회가 이야기하는 뚱뚱함은 마치 열등하고 불완전한 것처럼 간주하기도 한다. 살찐 모습을 취향으로 여기는 사람이 있음에도 말이다.

이쯤에서 나는 ‘예쁘다.’ 혹은 ‘못 생겼다.’ 로 나뉘는 획일화된 미의 기준을 파괴하고 ‘주류’ 와 ‘비주류’ 로 나누고자 한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시대, 문화적 차이에 따라 달라질 뿐 절대적인 아름다움은 없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내가 사랑하는 비주류의 외모가 모두에게 아름답게 보이기 위해 스타일링이란 전략을 쓰고자 한다.

옷이 날개다’ 라는 말이 있다. 문득 오래된 방송이지만 EBS 다큐 프라임에서 방영했던 인간의 두 얼굴이란 프로그램이 생각난다. 평범하게 생긴 남자를 세우고 시민들에게 첫인상 평가를 하는 영상이다. 주목할 것은 남성의 옷차림에 있는데, 첫 인터뷰는 체크 남방에 청바지, 두번째는 정장 차림인 점이다. 방송을 보지 않아도 예상하겠지만 여론은 정장 차림으로 몰렸다. 대기업, 변호사, 부잣집 아들로 보인다는 것이 그 이유다. 심지어 성격도 좋아 보인다고 한다. 점수도 10점 만점에 가깝다. 반면 체크 남방에 청바지 차림은 빵점까지 받았다. 내가 보기엔 그 정도로 별로는 아니었는데 말이다. 혹자는 만약 이 실험의 대상이 잘 생겼다면 체크 남방 스타일도 높은 평가를 받았을 거라 말할 지도 모른다. ‘패션의 완성은 얼굴’ 이란 말도 있지 않은가. 그렇지만 잘생기고 예쁜 연예인들마저 자신에게 맞지 않는 스타일링에 굴복해 얼굴로 패션을 완성시키지 못하는 일도 빈번하니 나는 ‘코디가 안티다’ 라는 말에 변증법적 태도를 실어 더욱 내 의견에 박차를 가한다.

 

아름다움은 사람의 외모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무엇을 착용하고 어떻게 꾸미는가에 따라 결정된다. 내가 작업하는 <비주류의 아름다움>은 바로 이 정의를 작품으로 증명하는 것이다.

 

 

전시서문 l 엄윤선 스페이스 엄 대표

송진욱의 작품은 뻐드렁니 사시 주근께 같은 외모적 결함을 가진 인물들이 고가의 명품브랜드와 주얼리로 화려하게 꾸미고 엘레강스하게 앉아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화면 속 모든 패션과 주얼리는 작가가 창조한 것이 아닌 실제 브랜드의 제품들이다. 관객들은 처음엔 못생긴 얼굴에 반응하다 화면을 찬찬히 관찰할수록 작가의 표현력에 빠져든다. 샤넬 트위드 자켓의 텍스쳐, 오로지 물감으로 표현한 주얼리의 광택, 실제와 똑같은 뾰로지와 여드름 등 사실적인 묘사가 관객들로 하여금 감탄하게 만든다.

 

2021년에 혜성같이 나타난 이 젊은 작가는 사실 꽤 오래전부터 대안공간과 SNS의 인기스타였다. 전공을 살린 패션일러스트를 기반으로 스타일리시하고 엣지있는 드로잉으로 젊은 세대를 매료시켰다. 코로나로 침체됐던 화랑계가 갑자기 활발한 기류를 타기 시작한 2021년, 언더그라운드에서의 인기에 탄력을 받은 송진욱 작가는 단번에 메이저 시장에서 흥행작가 반열에 오르게 됐다. 지금껏 보지 못한 유니크한 화풍은 갤러리와 콜렉터들에게 분명 매력적이었다. 단기간에 키아프와 화랑미술제 같은 주요 아트페어와 수상, 여러 초대전이 이어졌다.

 

작품이 유명하다고 작품에 대한 의미를 모두가 이해하는 건 아니었다. 가장 큰 오해는 “된장녀, 명품족에 대한 풍자”였다. “신체적 콤플렉스를 스타일링으로 커버해 현대적 아름다움을 제시한다”는 작가적 의도와 상반된 반응이었다. 작가는 자신의 의견을 “비주류의 아름다움”으로 정의했고 그 의미를 아는 관객들은 작가의 테크닉이 돋보이는 화려함을 더 요구했으나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나온 것이다.

 

작가가 오랫동안 주장해온 “비주류의 아름다움”은 이번 전시에서 좀 더 구체적인 명제로 접근한다. 현대사회가 ‘아름다움’의 다양성과 오픈성을 지향한다고 해도 얼굴과 체형 등 신체적 조건이 미의 우선이 되는 보수적 관점이 여전히 주류이긴 하다. 작가는 다른 측면에서 과감하게 접근해 사람을 아름답게 만드는 모든 요소가 ‘스타일링’이라고 주장한다. 럭셔리 브랜드와 보석 그 자체가 부러움과 선망의 대상이거니와, 비유적 은유적으로 부와 명예 재능 학벌 성품까지 의미를 확장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얼굴은 중요하지 않다! 그 사람을 아름답게 만드는 것은 ‘스타일링’이다! 라고 비주류적 아름다움을 직설적인 강한 어조로 말하는 것이다.  

 

송진욱

 

개인전 (11회)

2024 05 스페이스 엄 초대전

2023 09 갤러리41 초대전

2023.03 AP 갤러리 초대전

그 외

 

수상

2021 제 6회 서리풀 ART for ART 대상전 특선

 

그룹전 및 아트페어 (78회)

 

2024.04 화랑미술제(Coex,서울)

2024.03 아트 타이난(Tainan/Taiwan)

완내스 4인전 (스페이스엄, 서울)

2023.04 故이종욱 WHO 사무총장 & 故이태석 신부 바로우리 특별展(세종문화회관,서울)

그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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